
솔직히 저는 엔진오일이 부족한 건 문제라고 생각했지만, 많이 넣는 건 괜찮을 거라고 막연히 믿고 있었습니다. 넉넉하게 넣어두면 오히려 엔진에 좋을 거라는 생각이었죠. 그런데 직전 오일 교체 후 차가 이상하게 둔해지고 연비가 평소보다 눈에 띄게 떨어지면서, 제가 완전히 잘못 알고 있었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특히 진동이 심해진 게 가장 먼저 느껴졌는데, 이전엔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증상이라 당황스러웠습니다.
엔진오일 과다주입이 만드는 출력저하와 연비감소
엔진오일 게이지를 확인해보니 F선을 넘어서 있었습니다. 같은 양을 넣었는데 왜 이러나 싶어 곰곰이 생각해보니, 잔유제거를 제대로 하지 않은 채 새 오일을 주입했던 겁니다. 그 차이가 결국 F선을 넘기는 결과를 만들었고, 차는 바로 반응을 보였습니다.
엔진오일이 과다 주입되면 크랭크축이 회전하면서 오일에 직접 닿기 시작합니다. 정상 범위에서는 크랭크축이 오일에 닿지 않도록 설계되어 있는데, 오일량이 많아지면 이 균형이 깨지는 겁니다. 크랭크축이 고속으로 회전하며 오일을 계속 휘저으면 엔진 내부 저항이 커지고, 그만큼 동력 손실이 발생합니다.
제가 직접 겪어본 증상이 바로 이것이었습니다. 가속 페달을 밟아도 차가 묵직하게 느껴지고, 평소보다 연료가 빨리 닳았습니다. 수치로 따지면 평소 리터당 12km 나오던 연비가 9km 초반대로 떨어졌으니, 약 25% 정도 악화된 셈입니다.
더 심각한 건 오일에 거품이 생기는 현상입니다. 크랭크축이 오일을 계속 휘저으면 에어레이션, 즉 거품이 발생하는데 이 상태가 되면 윤활 성능이 급격히 떨어집니다. 엔진은 오일이 액체 상태로 흐르며 각 부위를 윤활한다는 전제로 설계되어 있습니다. 거품이 섞이면 오일 압력이 제대로 유지되지 않고, 엔진 각 부위로 오일이 고르게 공급되지 않습니다.
엔진오일 적정량 관리와 진동 문제 해결
오일 게이지를 보면 L과 F 표시 사이가 정상 범위입니다. F에 가까운 건 괜찮지만, F를 넘어가면 정상 범위를 벗어난 겁니다. 제 경우 F선을 명확히 넘긴 상태였고, 정비소에 가서 빼기도 애매한 양이라 고민하다가 주사기와 링거줄을 이용해 직접 빼냈습니다.
적정선에 맞추고 나니 확실히 차이가 느껴졌습니다. 연비가 원래대로 돌아왔고, 가속할 때 답답했던 느낌도 사라졌습니다. 무엇보다 진동이 줄어든 게 가장 체감이 컸습니다. 엔진이 정상적으로 회전하면서 불필요한 저항이 없어지니 진동도 자연스럽게 잡힌 겁니다.
엔진오일이 과다하면 실린더 벽에도 필요 이상으로 오일이 묻게 됩니다. 이 오일이 연료와 함께 연소되면서 연소실 내부에 카본이 쌓이고, 심하면 노킹 현象까지 발생할 수 있습니다. 물론 엔진 구조상 오일은 자연 소모되기 때문에 아주 미세하게 넘는 정도라면 시간이 지나며 정상 범위로 돌아올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제 경험상 오일 교체 후 출력이 떨어지거나 연비가 이상하다 싶으면, 다른 복잡한 문제를 의심하기 전에 가장 기본인 엔진오일 양부터 확인하는 게 맞습니다. 저는 이번 일로 엔진오일이 단순히 윤활만 하는 게 아니라 냉각 보조, 마모 부산물 제거 등 여러 역할을 동시에 한다는 걸 제대로 체감했습니다.
엔진오일은 쉽게 교체할 수 있다고 해서 덜 중요한 게 아닙니다. 오히려 자동차의 심장을 관리하는 핵심 소모품이라고 봐야 합니다. 기간이나 주행거리 기준을 지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적정량을 유지하는 것 역시 그만큼 중요합니다. 너무 적어도, 너무 많아도 차량에 부하를 줍니다. 과유불급이라는 말이 엔진오일 관리에도 정확히 들어맞는 이유입니다.